금호가 형제, 아시아나항공 주총 앞두고 또 갈등
금호가 형제, 아시아나항공 주총 앞두고 또 갈등
  • 승인 2014.03.2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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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사내이사 복귀ㆍ금호산업 지분매각 대립
▲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형제 갈등이 또다시 불붙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를 앞두고서다. 아시아나항공의 사내이사 선임 건과 금호산업 지분 매각을 둘러싸고 금호가(家) 형제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와 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석유화학 등에 따르면 이번 갈등은 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선임안과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지분 매각이 도화선이 됐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지분율 12.6%)로 박찬구 회장의 의중이 문제제기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삼구 회장의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를 보유 중이다.
 
금호석화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 주식처분에 대해 24일까지 채권단 운영위원회의 최종승인 절차를 받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 상대방측과 장외시간외 거래를 통해 지분 4.9%, 약 161만주의 거래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건전한 시장질서와 법에서 정한 워크아웃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의사결정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며 "만약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주총을 강행해 비정상적 거래에 의한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법적대응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복귀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호석화는 "박삼구 회장은 지난 2009년 12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당시 4200억원대의 CP를 발생해 계열사에 떠넘겨 아시아나항공으로 하여금 금호산업 790억, 금호타이어 240억을 지원하도록 결정했던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대표이사였으며, 본 건은 경제개혁연대로부터 고발되어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삼구 회장은 작년 10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CP 790억원을 주당 1만8700원이라는 시가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에 출자전환 하도록 주도해 아시아나항공에 손해를 끼쳤으며, 이번 TRS 거래의 일부 내용에 의하면 아시아나항공은 약 250억 상당의 처분 손실을 입었고 추가 손실도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금호석화는 "우리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를 보유한 2대 주주 자격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손해를 끼친 박삼구 이사 후보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함과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의 금번 TRS 방식을 통한 금호산업 지분매각에 이의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금호석화 측은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주총과 지분매각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 주총 안건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금호석화가 언론을 통해 반대의견을 내는 것은 의도적으로 흠집을 내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갈등, 이른바 '금호가 형제의 난'으로 갈라진 금호그룹이 이번 주총 갈등으로 또다시 오랜 앙금을 드러낸 것이라고 관련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7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주총을 열어 박삼구 회장과 김수천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 등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