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 매각 문제제기...왜?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 매각 문제제기...왜?
  • 승인 2016.05.0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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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에 금호터미널 매각 관련사항 질의 및 자료제공 요청 공문 발송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비즈트리뷴]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지분 12.6% 보유)인 금호석유화학대표 김성채)는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박삼구, 김수천)에게 금호터미널 주식 매각을 문제삼고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건은 정상적인 인수합병의 목적이 아닌,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의 현금자산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분을 매각하고 합병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은 이와 같은 정황을 잘 알면서도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인 박삼구 회장의 개인회사인 금호기업에게 금호터미널을 매각함으로써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및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와관련,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박삼구, 김수천)에게 금호터미널 주식 매각과 관련한 사항들의 질의 및 자료제공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고 9일 밝혔다

문서에는 지난 4월 29일과 5월 4일 공시한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 지분 매각 및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 합병 공시에 대해, 관련 상법에 의거하여 이사회 의사록 및 관련자료 일체 요청과 유동성 확보가 목적이라면 왜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하지 않고 굳이 경쟁없이 금호기업에 매각, 합병시키는 지를 묻는 질의사항 등이 담겨있다. 

지난달 29일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금호기업에게 2,700억원에 매각했고, 그 직후인 5월 4일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이 합병을 결정했다고 주말과 연휴 전날 발표했다. 

금호기업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SPC이다.

금호산업을 인수대금을 마련하기위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인수금융형태(만기 2017년 6월, 금리 5.5%)로 3,300억원, 기타 금호문화재단 같은 공익법인과 자회사, 계열사 거래기업 및 특수관계인 친인척 회사로부터 배당을 조건으로 인수대금 7,228억원 중 약 70%에 해당하는 5천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하여 금호산업을 인수한 바 있다.

금호기업의 유일한 자산인 금호산업(지분 46.9%)은 개별기준 누적 이익잉여금 약 270억원, 부채비율 500%에 육박하여 사실상 배당이 불가능하고, 금호기업은 다른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아 금호산업 인수자금 상환 및 배당을 실시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다시 금호기업은 금호터미널 인수자금 전액 2,700억원을 NH투자증권 등 제 2금융권에서 조달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이 합병하고,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현금을 이용해 금호기업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으로 예상되나, 이는 수년 동안 M&A 시장에서 법률적 문제를 야기했던 LBO (차입인수, leveraged buy-out)의 전형적인 형태로, 우리 법원은 수차례에 걸쳐 LBO방식의 인수에 대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금호기업과 같이 부채가 과다한 ‘SPC’와 우량한 자산을 가진 금호터미널이 합병하는 방식은 금호터미널의 경우 실질적인 자산증가없이 금호기업의 채무를 부담하게 될 뿐으로 배임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호석유화학측의 입장이다. 

금호터미널은 현금성 자산을 약 3천억원 보유한 우량 기업이고, 더불어 전국 대도시 요지에 위치한 터미널 부지의 수익 부동산과 금호고속에 대한 콜옵션도 보유하고 있다.

매년 안정적으로 창출되는 영업이익 등 이 모두가 금호기업의 원리금 상환에 이용될 수 밖에 없는데,  합병이 되어 모두 금호기업의 차입금 상환 및 배당금 지급에 사용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재산상의 손실은 물론 금호터미널로서도 부실을 떠안게 되는 셈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의 외부감사법인인 KPMG삼정회계법인이 본 건 주식가치 평가를 수행했다고 한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독립성 확보를 위해 외부감사인이 동일 법인의 주식가치 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금지된 공인회계사법의 명백한 위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 채희정기자 sincerebiztribune@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