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골프, 골프라는 주홍글씨 이제그만
[기자수첩]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골프, 골프라는 주홍글씨 이제그만
  • 승인 2016.04.3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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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남여주CC에서 경제단체장들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유 부총리의 왼쪽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오른쪽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ㅣ기획재정부 제공
 
[비즈트리뷴]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모처럼 골프를 공개적으로 쳤다.

유부총리는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의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과 함께 라운딩을 함께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고위 공직자가 경제인들과 공개적으로 골프 라운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오전 7시 30분부터 경기도 남여주 컨트리클럽(CC)에서 열린 골프 회동에는 고위 공직자 중 유 부총리와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한무경 여성경제인연합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김정관 무역협회 부회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골프회동은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이날 회동은 내수를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유 부총리는 티오프하기 전 "골프를 치기 위해 해외로 많이 나가는데, 비행기값 들여 나가는 것보다 국내에서 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내수살리기에 대한 정부의 고민을 우회적으로 털어놨다.

그는 "골프라는 운동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많다"면서 "물론 골프가 우리 상황에선 아직 비싼 운동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치지 않아야 할 정도는 아니니 여유가 있으면 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26일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공직자 골프에 대해 "좀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 "내수 살리기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우리경제가 저성장의 발목에 잡혀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는 '내수 서비스 시장을 살리는 게 관건'이라는 데는 대다수가 공감한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대표적인 게 바로 '골프'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우리 사회는 '골프=귀족스포츠=상대적 박탈감'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있다.  

대형사고가 발생했을때, 관련 고위공직자가 골프장에 있었다는 언론보도는 '단골손님'처럼 등장한다. '자리를 지키지않고 골프를 쳤다는 이유만으로' 그 공직자가 인사대상에 오르는 등 2,3배의 책임을 물게되는 게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아직도 골프라는 운동에는 '공직자가 쳤다가는 신세망치는 운동'이라는 '주홍글씨'가 진하게 새겨져있다.

때문에 골프에 덧씌운 '주홍글씨'를 지워내기위해서는 언론계 취재기자들의 '골프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야한다.

'고위공직자가 사건사고 당시 골프장에 있었다'등의 보도가 무슨 특종이나 한 것으로 대접받는 언론계의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 보다는 관련 공직자가 해당 사안에 대해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했느냐에 초점을 두고 보도를 해야지, '그저 골프장에서 운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대죄를 지은 공직자'로 낙인찍는 식의 보도행태는 지양해야 한다는 얘기다.

골프 그린피에 포함되어 있는 특별소비세도 검토대상이다. 

특별소비세가 그린피에 붙다보니, '특별한 계층의 운동'이라는 인식을 갖기 쉽다.

실제 라운딩 1회에 들여야하는 비용은 적지않다. 현재 그린피에 특소세, 교육세, 농어촌세, 부가세 10%, 체육진흥기금 등 세금이 너무 많다.

외국에서는 찾기힘든 세금구조다.

정부는 해외 골프로 유출되는 비용을 연간 2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가 모처럼 '내수살리기 명분'으로 공식적으로 '골프해금령'을 시사한 것이라면, 그린피에서 특별소비세를 걷어내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비즈트리뷴 채희정기자 sincerebiztribune@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