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건]옥시 신현우 전대표 검찰출석....피해자모임 "집단소송"
[가습기 살균제 사건]옥시 신현우 전대표 검찰출석....피해자모임 "집단소송"
  • 승인 2016.04.26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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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우 옥시 전 대표 ㅣ OBS방송 캡처
 
[비즈트리뷴]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신현우 전 대표(68)가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피해자들은 정부와 제조·판매업체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섰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옥시제품 불매운동은 약국, 약사회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신 전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취재진 앞에서 "피해자 유가족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러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제품 유해성은 사전에 몰랐다”고 답했다.

신 전 대표는 옥시가 2001년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첨가한 제품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을 처음 제조할 당시 대표이사로 근무했다. 

그런 만큼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수사의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다.

검찰은 신 전 대표와 이 회사 연구소장으로 일했던 전 옥시 연구소장 김모씨, 선임연구원 최모씨 등도 이날 피의자로 소환해 함께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화학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인산염을 넣어 제품을 제조·판매한 경위를 조사했다.

검찰은 또 김씨와 최씨를 상대로 제품 개발 당시 필요한 안전 검사 등을 시행했는지, 2003년 원료 제조업체 SK케미칼로부터 흡입 독성이 명시된 PHMG의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넘겨받고도 이를 무시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옥시가 2001년부터 판매한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제품이다. 검찰은 정부가 공식 인정한 피해자 221명 가운데 이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를 177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집단소송 추진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을 모집해 5월 30일 법원에 1차 집단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 대리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따르면 1차로 5월 9일까지 원고를 모집할 계획이며, 현재 74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청구 금액은 피해 정도에 따라 1인당 3000만∼5000만원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피해자들은 제조사 책임자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할 것도 요구했다.

■부산시 약사회, "사과와 책임 다하지않으면 불매운동 선언"

부산시약사회가 옥시를 겨냥, 납득할만한 사과를 하지않을 경우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부산시약사회(회장 최창욱)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현재 사회적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옥시의 대처는 미흡함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고 비판했다.

부산시약은 "국민의 건강 및 위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제품은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효과 이전에 안전성의 확보가 최우선으로 고려돼 생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약은 "국민의 건강을 지켜야할 우리는 옥시에서 생산돼 약국에 공급되는 모든 종류의 의약품(개비스콘, 스트렙실 등)의 안정성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선 약국들의 옥시제품 불매운동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부산시약은 이어 "옥시 측에서 피해가족은 물론이고 잠재적 피해자인 모든 국민들에 대해 진실한 사과와 그에 따르는 모든 법적·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보건당국은 공신력 있는 기관과 함께 하루빨리 원인규명을 하고 책임자를 법과 원칙에 따라 일벌백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 채희정기자 sincerebiztribune@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