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사 "50년전 한국 도운 에콰도르에 희망을 주세요"
에콰도르 대사 "50년전 한국 도운 에콰도르에 희망을 주세요"
  • 승인 2016.04.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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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5천 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에콰도르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도록 알려주면 감사하겠습니다. 금액과 상관없이 모든 도움은 감사하고 소중하며 에콰도르 국민들에게 희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규모 7.8의 강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에콰도르의 오스카 에레라 길버트 주한 대사가 22일 종로구 SC제일은행 빌딩에 위치한 주한에콰도르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사회에 재난 피해 수습을 위한 지원을 간절히 요청했다.

에레라 길버트 대사는 "과거 6.25 때 한국 국민들은 많은 도움을 필요로 했고, 당시 에콰도르는 작은 나라였지만 물자 지원국으로써 한국에 쌀 등의 식품을 공급했다."며 "50년 뒤인 지금 에콰도르가 여러분에게 도움의 손길 뻗치고 있다."고 호소했다.


▲ 오스카 에레라 길버트 주한에콰도르대사 l 출처=비즈트리뷴
 

에콰도르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북부 무이스네 지역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으로 현재까지 사망자 587명, 실종자 155명, 부상자 8340명, 이재민 2만 5천여 명, 붕괴된 건물수 2천 개 이상의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었다.

현재까지 에콰도르 피해 규모는 3천 1만 달러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에레라 길버트 대사는 "현재까지 540여 차례의 여진이 기록됐는데 지금도 규모 6.0 정도의 강력한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굉장히 절망스럽고 안타깝다"며 "7.8 규모의 강도로만 봤을때는 일본과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타격은 4배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집이 붕괴되지 않은 이재민들도 여진에 대한 공포로 다시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고 있어 이들이 묵을 수 있는 천막의 공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에콰도르와 한국의 물리적 거리를 감안했을 때, 실제적인 물품 지원보다는 재정적인 지원이 더 효과적인 것이라는 판단하에 주한 에콰도르대사관 측은 국내 은행에 임시 계좌를 개설해 성금을 모금하고 있다.

에레라 길버트 대사는 "한국에서 '파이팅'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에콰도르 국민들에게 '파이팅'을 전달하겠다"며 "한국의 각계 각층에서 받고 있는 도움에 말로 다 표현 못할 만큼 가슴 깊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에콰도르의 아픔에 공감해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고 말했다.


다음은 오스카 에레라 길버트 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천막 하나에 드는 비용이 어느 정도이고, 한국에서 돈을 지원받아 현지로 천막이 전달되는데는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예상하는지.
"천막은 어느 브랜드와 크기의 제품을 사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 이겠지만, 현재 생각하고 있는 적정 제품은 대략 250불 정도 들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한국 기업에서 400개 정도 지원하겠다고 했다"

"운송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인데, 대한항공과 아메리칸에어라인 등이 규모에 따라 협조 해주기로 의사를 표명한 상태이다. 에콰도르 외교부에서 오늘 한국에 있는 미국 항공편을 이용해 에콰도르 지역에 전달될 수 있도록 미국에도 공식 협조 요청을 할 것이다. 대한한공,아메리칸에어라인과 잘 얘기되면 지원 천막이 7일 이내에 잘 도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에콰도르 현지에서 국제 공항에 직접 전달될 수 있는 여건은 잘 마련돼 있다.현재 피해 지역에 가장 인접한 국제 공항이 5개 정도있고 5개 공항에서 물자들을 받아서 전달하는데 쓰기로 했다."

- 현금 지원 이후로 의료 등의 인적 지원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구조 지원 2단계에서 현재 부상자들을 케어하는 부분이 포함돼 있는데 한국에서도 많은 도움 주고 있다. 제약협회에서 에콰도르에서 필요로 하는 의약품들 모으고 있으며 어느정도 취합되면 1차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구조 3단계가 '재건'에 포커스 맞춰질텐데 서울시와 부산시에서 재건에 있어서 어떤 도움줄지 적극 검토해 주기로 했다. 지속적인 회의로 어떤 도움 받을수 있을지 고민해 볼 것이고 국토부와도 얘기중이다. 이외에 대한건설협회에서도 건설사들에 전대금융을 허용한다면 정부의 도움을 받아 한국 건설사들이 에콰도르의 재건에 도움을 많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현재 구조 단계 중 2단계가 진행중이라고 했는데, 여진이 계속 진행중인 상황에서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인지. 구조 단계의 시작 기점을 어떻게 잡고 있는지.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1단계는 생존자 구조/시신 수습, 2단계는 부상자 치료/대피소 마련, 3단계는 재건단계이다. 이때의 3단계는 건물 세우는 것 뿐만 아니라 잔해 처리, 대안도로 만드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현재 1단계는 마무리 되었고 2,3단계는 동시에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건물을 새로 짓는 부분은 내진 설계등이 중요해서 연구하는 기간이 필요하고, 건설사 모집과 비용 마련 등에 시간이 소요될 거다."

- 에콰도르 내 도로 상황이 물품을 빨리 전달할 수 있는 상황인지? 복구가 빨리 가능한지.
"가장 타격 심한 곳은 만타, 포르토비에호, 페데르날레스 이 세 지역인데. 앞의 두곳은 도로 상황이 괜찮은 편이고, 페데르날레스는 도시 인프라의 85%가 다 무너졌다. 그렇지만 페데르날레스도 다른곳을 경유하면 몇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상황이다."

- 재난상황에서 식수공급이 시급할텐데 식수를 빨리 공급할 수 있는 간이 정수 시설 투자에 대해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가장 큰 피해지역 3군데에 에콰도르 내 타 지역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아직까지는 식수가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 사진에서도 이미 공개됐듯이 타지역 주민들이 행렬을 통해 물을 공급해주고 있고, 에콰도르 내에서 의약품을 이용해 물을 정화해 식수로 만드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식수를 제공할 수 있는 이동 시설 4~5개가 지역에 설치돼 있어 공급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있지만 위생 처리 시설들이 아직 부족해서 위생 부문이 우려되고 있다."

- 현금으로 지원요청 했는데, 해외 요청 외에 자국 정부에서 재정확보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현재 에콰도르 재정부에서 4천 8백만불 정도를 재난대책본부에 특별자금으로 전달해서 운용하도록 했다. 4천 8백만 불은 1차 지원 금액이고 당연히 이후에도 책정할 것이다. 해외에서 대사관이나 기관에서 모으는 성금은 재난대책본부에서 하나의 해외 계좌로 개설해 모으고 있다"

- 피해 입은 지역의 주민들이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어느정도로 예측하고 있는지.
"현재로서는 답변드리기 어렵고 가슴아픈 질문이지만, 위생 시설을 갖춘 대피소를 마련하는게 현재 가장 시급한데, 그런 대피소에서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해 진다면, 잔해를 치우는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거기서 4개월 이상은 생활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고로 현재 집계된 수치는 현재 이 지역들이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그 지역에 있었던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관광객들에 대한 기록이 없다. 호텔에 숙박하면서 남긴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호텔이 사라져버려서 기록이 없다. 혹시 주변인중에 에콰도르 갔다가 연락 두절된 사람있다면 사진 등을 통해 확인절차를 거쳐줄 수 있으니 대사관에 신고해달라."

- 이재민들이 일상생활 복귀가 4개월 이상 걸린다면 천막 뿐 아니라 컨테이너 등을 만들 계획 가지고 있는지,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붕괴되지 않은 체육 시설이나 큰 공간 등 임시 대피소를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여진 공포때문에 전혀 들어가지 않을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오픈된 곳에 천막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할 의무가 있기에 열린 공간에 아무것도 없는 곳에 천막과 위생시설 지을려고 계획하고 있다"

- 여진에 대한 공포때문에 귀가를 거부하고 있는 이재민들이 현재는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현재 2만 5천여 명으로 집계된 이재민들은 정부가 마련한 대피소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고, 나머지는 차량이나 거리를 떠돌고 있다. 그 이재민들은 여진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대피소에 들어가기를 거부하고 있기에 노천에 기본 위생 시설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천막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비즈트리뷴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